나의 이야기

[스크랩] 가지 않을 수 없던 길/도종환

행복한 승리자 2014. 10. 20. 15:50

가지 않을 수 없던 길/도종환

 

 

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

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

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

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

여기까지 온 것이다

 

 

한 번쯤은 꼭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

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

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

 

 

그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

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

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씀씀한 그늘 짙게 있지만

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

 

 

그 어떤 쓰라린 길도

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.

 

 

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

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운 것이라면

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

내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

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

 

 

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

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 둔다

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

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

 

출처 : 꽃동네 새동네
글쓴이 : 꽃동네 새동네 원글보기
메모 :

'나의 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오늘의 사진... 1  (0) 2014.10.21
자다가 일어났다  (0) 2014.10.21
모든 것은 하나도 의미가 없는 것은 없다  (0) 2014.10.20
지방회 까페에 올린 글  (0) 2014.10.19
오늘의 사진... 3  (0) 2014.10.19